
작년 이맘 쯤. 패션 수업이었다.
봄치고도 유난히 날씨가 좋던 날.
수업을 받는 스튜디오 옥상에 간이 셋트를 만들고 촬영 실습을 하던 날이었다.
모델 두명에 한 클래스.
20여명이 똑같은 셋트에서 한명씩 돌아가며 찍어대는 말그대로 '출사'분위기.
이미 몇 번인가 비슷한 수업에 질려버린 난, 차례가 되면 마지못해 건성으로 촬영하고
다른 사람들이 잘 안보이는 곳에서 멍하니 앉아있거나 옥상 아래를 내려다보고 있곤했다.
초청된 모델 중 한명은 모델과의 학생, 또 한명은 에이전시 소속의 현역 모델.
경험이 몇 년이나 된다는 그녀는 능숙하게 포즈를 잡으며 촬영하는 것이 자연스러워 보였다.
하지만 난 그것이 오히려 부자연스러워 보였다.
사진을 찍는 다는 행위는. 일반적인 의미로. 자연스럽진 않다.
......
다른사람들이 촬영하는 모습을 보며 멍청하게 앉아있는데 바람이 불었다.





바람에 날리던 천 디퓨저 아래의 그녀는(-같은 클래스의, 그러나 거의 대화 해 본적이 없는)
그렇게 웃고 있었다.






















댓글
와! 샤방샤방하고 이쁘네요.

bamjah 님이 느낀 부자연스러움이 어떤 건지 알 것도 같네요.
어딘가 알이 빠진듯한 어설픔. 전 그걸 "뻘쭘하다." 라고 표현합니다. (이거 아닌가. -_-;;)
2008/04/03 10:32
사람을 세워두고 사진을 찍는 그 모델출사라는 것....
저도 한 번 경험해봤는데 (물론 저는 아마추어입니다만)
다시 가고 싶지 않더군요....사람 냄새가 나지 않아요
2008/04/08 02:07